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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단풍 명소

 그랜드 레이크부터 그랜드 메사, 케노샤 패스부터 케블러 패스까지, 콜로라도 가을은 황금 빛깔의 아스펜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풍경으로 물든다. 요즘같이 낮 길이가 점점 짧아지면, 저녁 8시만 되어도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고,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서 창문을 닫아야 할 만큼 선선해지고 있다. 이맘 때쯤이 되면 이제 가을이니 콜로라도의 산을 노랗게 뒤덮는 아스펜 단풍 구경갈 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올해는 가족과 연인과 함께 꼭 가보길 바란다. 다음은 콜로라도주 내에서 가을 여행을 하기 좋은 곳들과 최고의 단풍 명소로 꼽히는 곳들이다. 단풍과 함께 호박 밭과 도로가 복숭아 가게, 커피와 맥주, 그리고 다양한 레스토랑 메뉴까지 또다른 즐거움이 함께 기다린다.   [우레이 Ouray]   미국의 스위스라 불리우는 우레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는 이곳의 가을은 플란넬 셔츠를 입고 가볍게 주변을 즐기기에 좋은 시기이다. 여행을 시작하려면 Box Canon Falls Park에서 하이킹을 시작해보자. 폭포와 함께 허밍버드와 다람쥐와 같은 야생동물을 볼 수 있다. 입장료는 1인당 5~7달러다.  더 큰 도전을 원하는 하이커들은 Cascade Falls Park로 올라가서 Perimeter Trail을 따라 마을 전체를 약 6마일 동안 돌 수 있다. 이 하이킹 코스는 단풍이 든 가을에 더욱 아름답다. 암벽타기를 즐기는 우레이 비아 페라타(Ouray Via Ferrata)는 10월 31일까지 개방되어 있다.   [크레스티드 뷰 Crested Butte] 서쪽에 있는 Kebler Pass는 콜로라도에서 가을 단풍을 관람을 위한 최고의 드라이브 명소 중 하나다. 이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아스펜 숲 중 하나로 꼽힌다.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일찍 출발하고 마을로 돌아와 해피 아워와 저녁 식사를 즐겨보자. Montanya Distillers, 204 Elk Ave에서 는 추운 날에 핫 음료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로 럼을 제공한다. The Breadery, 209 Elk Ave에서 저녁 식사 예약을 하는 것도 추천한다.  이 레스토랑은 풍요로운 냄새를 풍기는 빵과 다양한 피자를 제공한다. 디저트를 먹을 자리가 있다면 Tin Cup Ice Cream & Desserts, 313 3rd St 에서 달콤한 맛을 경험해보자.   [그랜드 레이크 Grand Lake] 록키 마운틴 네이셔널 파크(Rocky Mountain National Park)의 동쪽, 그랜드 레이크 지역은 다소 이용객이 붐비지 않는 입구와 접해 있는 콜로라도의 가을 정취를 여유롭게 즐기기에 완벽한 곳이다. 덴버에서 서쪽으로 I-70을 따라 2시간 반, 그런 다음 윈터 파크(Winter Park)와 프레이저(Fraser)를 지나 U.S.40을 북쪽으로 가면 일년 내내 경치가 아름답다. 그러나 아스펜 잎이 노랗고 금색으로 변할 때만큼은 더 할 나위 없이, 특히 더 아름답다. 그랜드 카운티에 있는 많은 오두막 중 하나에서 숙박을 원한다면, 프레이저(Fraser)의 Safeway에 들러 식료품과 간식을 채우는 것을 추천한다. 하이킹으로는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가장자리의 Adams Falls Trail과 East Inlet Trail을 즐길 수 있다.     [그랜드 메사 국립 산림 Grand Mesa National Forest] 그랜드 메사 국립 산림은 그랜드 정션(Grand Junction) 동쪽에 위치한 서부 슬로프(Western Slope)의 가장 접근하기 쉬운 야생 지역 중 하나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다. 먼저 팔리세이드(Palisade)에서 개스를 넣고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Peach Street Distillers (144 Kluge Ave.)로 가서 펍 스타일의 피자와 샌드위치를 즐기거나 Fide’s Cocina & Bar (113 W. 3rd St.)로 가서 현대적인 멕시칸 요리를 먹을 수도 있다. 그런 다음 The Ordinary Fellow나 Sauvage Spectrum 와이너리에 들러 와인을 구매하는 것도 좋겠다. 메사의 남쪽 지역으로 여행한다면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Paonia의 Big’s 오처드에서 열리는 Ciderfest 와 시간을 맞춰보자. 주말에는 라이브 음악, 직접 제작한 사이더 테이스팅 및 사과, 복숭아와 살구 나무 사이에서 캠핑하는 기회가 제공된다.     [록키 마운틴 국립공원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록키 마운틴 국립공원은 콜로라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명소 중 하나다. 에스테스 파크와 윈터 파크 사이의 10,000 피트가 넘는 고도의 포장도로인 트레일 리지 로드(Trail Ridge Road)를 따라 드라이브로 즐기며 단풍구경도 동시에 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사슴, 산양, 엘크, 무스 등 다양한 야생동물을 볼 수도 있다.   [마룬 벨스 Maroon Bells] 콜로라도의 대표적인 산인 마룬 벨스는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다. 밤색 또는 적갈색 벨 모양의 눈 덮인 산봉우리들이 겹쳐 있고 마룬 호수와 함께 가을 단풍을 감상할 수 있어 콜로라도의 대표 관광지 사진에는 마룬 벨스 정상 사진이 항상 등장한다. 애스핀에서 혹은 근처 스노우메스 동네에서 마룬 벨스를 오를 수 있다.   [케노사 패스 Kenosha Pass] 덴버에서 남서쪽으로 1시간 정도 285 국도를 타고 가면 케노사 패스를 지나게 된다. 이곳은 오로라 한인타운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트레일 코스가 유명해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는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케노사 패스의 가을은 금색의 애스핀 나무들이 주변의 초록색 나무와 대조되어 단풍 절경을 자아내고 있어, 사진 작가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코튼우드 패스 Cottonwood Pass] 코튼우드 패스는 최고 높은 곳이 12,000피트에 달하며, 부에나 비스타 서쪽의 306번 지방도로를 따라 접근할 수 있다. 이곳의 단풍은 그 어떤 보석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많은 자전거족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코튼우드 패스는 주변에 산 이사벨라 국유림과 거니슨 국유림을 비롯해 풍성한 숲들로 둘러싸여 있어 테일러 인공호수까지 단풍구경에 안성맞춤이다.   [케블러 패스  Kebler Pass] 케블러 패스는 북미에서 단풍 사진 찍기 제일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고 최대의 애스핀 나무숲을 보유하고 있다. 크레스티드 뷰트에서 서쪽으로 거니슨 12번 지방도로를 따라 시냇물과 초원지대, 높은 산들을 만끽하며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오하이오 크릭 로드 12번 도로로 진입하는 것도 추천하며, 중간중간 화려한 애스핀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크레스티드 뷰트에서는 각종 지역 문화와 음식을 즐길 수 있어서 쉬어 가기에 좋다.            박선숙 기자콜로라도 단풍 콜로라도 가을 단풍 명소 가을 단풍

2023-09-25

콜로라도 단풍 명소 소개, 9월 중순부터 10월 초순까지 절정

 여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때로는 쌀쌀해서 창문을 닫아야 할 만큼 선선해지고 있다. 이맘 때쯤이 되면 이제 가을이니 콜로라도의 산을 노랗게 뒤덮는 애스핀 단풍 구경갈 때가 되지 않았을까, 올해는 꼭 가볼까 하는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다음은 콜로라도주 내에서도 최고의 단풍 명소로 꼽히는 대표적인 곳들이다.           록키 마운틴 국립공원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록키 마운틴 국립공원은 콜로라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명소 중 하나다. 에스테스 파크와 윈터 파크 사이의 10,000 피트가 넘는 고도의 포장도로인 트레일 리지 로드(Trail Ridge Road)를 따라 드라이브로 즐기며 단풍구경도 동시에 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사슴, 산양, 엘크, 무스 등 다양한 야생동물을 볼 수도 있다.   마룬 벨스  Maroon Bells 콜로라도의 대표적인 산인 마룬 벨스는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다. 밤색 또는 적갈색 벨 모양의 눈 덮인 산봉우리들이 겹쳐 있고 마룬 호수와 함께 가을 단풍을 감상할 수 있어 콜로라도의 대표 관광지 사진에는 마룬 벨스 정상 사진이 항상 등장한다. 애스핀에서 혹은 근처 스노우메스 동네에서 마룬 벨스를 오를 수 있다.   케노사 패스 Kenosha Pass 덴버에서 남서쪽으로 1시간 정도 285 국도를 타고 가면 케노사 패스를 지나게 된다. 이곳은 오로라 한인타운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트레일 코스가 유명해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는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케노사 패스의 가을은 금색의 애스핀 나무들이 주변의 초록색 나무와 대조되어 단풍 절경을 자아내고 있어, 사진 작가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코튼우드 패스 Cottonwood Pass 코튼우드 패스는 최고 높은 곳이 12,000피트에 달하며, 부에나 비스타 서쪽의 306번 지방도로를 따라 접근할 수 있다. 이곳의 단풍은 그 어떤 보석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많은 자전거족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코튼우드 패스는 주변에 산 이사벨라 국유림과 거니슨 국유림을 비롯해 풍성한 숲들로 둘러싸여 있어 테일러 인공호수까지 단풍구경에 안성맞춤이다.   케블러 패스  Kebler Pass 케블러 패스는 북미에서 단풍 사진 찍기 제일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고 최대의 애스핀 나무숲을 보유하고 있다. 크레스티드 뷰트에서 서쪽으로 거니슨 12번 지방도로를 따라 시냇물과 초원지대, 높은 산들을 만끽하며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오하이오 크릭 로드 12번 도로로 진입하는 것도 추천하며, 중간중간 화려한 애스핀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크레스티드 뷰트에서는 각종 지역 문화와 음식을 즐길 수 있어서 쉬어 가기에 좋다.   인디펜던스 패스  Independence Pass 인디펜던스 패스 역시 12,000 피트가 넘는 산길로 애스핀과 트윈 호수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콜로라도 82번 지방도로를 따라 단풍을 구경하며 중간중간 멀리서 마운트 앨버트, 라 플라타 피크, 마룬 벨스, 스노우매스 마운틴, 캐피톨 피크 등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감상할 수 있다.   산 후안 하늘길 San Juan Skyway 산 후안 하늘길은 236마일의 구불구불하고 아찔한 콜로라도 남서쪽에 위치한 산 후안 산맥을 넘는 도로다. 유레이의 남쪽 550번 국도를 시작으로 실버톤을 향하는 밀리언 달러 하이웨이를 따라 운전하면서 다양한 가을 단풍 구경을 즐길 수 있다. 남쪽의 두랑고에서 숙박하면서 메사 베르데 국립공원이나 파고사 스프링스를 관광할 수 있다.     이하린 기자콜로라도 단풍 단풍 명소 애스핀 단풍 가을 단풍

2022-09-06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산도, 물도, 마음도 '울긋불긋'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는 처서(處暑)가 코앞이다. 곧 더위가 가시고 신선한 가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가을 여행지는 뭐니 뭐니 해도 대한민국이 최고다. 울긋불긋 가을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모국의 산과 나무, 청명한 하늘과 바람, 그리고 가을 진미들….     세계 어디에 다녀봐도 한국의 가을 단풍과 겨눌만한 곳은 별로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산이 험해서 '악!' 소리가 난다는 '악산'의 대표 설악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그것도 가장 진한 단풍을 펼쳐보인다. 붉은 물감을 통째로 쏟아부은 듯 제대로 불붙은 홍단풍에 마음마저 붉게 물든다. 겹겹이 단풍 터널을 이루는 설악산에 서면 가을이 통째로 쏟아져 내리는 기분이다. 거칠고 웅장한 산세와 신비한 단풍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설악산은 지구에서도 손꼽히는 단풍 명산이라 할 수 있다.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도착하면 권금성이다. 고려 고종 40년(1253년),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워졌고 이때 권 씨, 김 씨 두 장수가 하룻밤에 성을 쌓았다고 해서 권금성이라 불린다. 정상인 봉화대에 오르면 설악산의 아름다운 풍광이 한 폭의 산수화처럼 펼쳐진다. 오색 창연한 단풍과 울산바위, 동해바다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취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설악산에서 시작한 단풍은 오대산과 월악산, 속리산을 거쳐 가야산, 지리산으로 남하한다.   구름도 쉬어 넘는다는 경북 문경새재에는 아름다운 단풍 사이로 사과 향기가 달큼하게 퍼진다. 그림 같은 단풍 길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옛 성곽 길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다. 관문 앞에 이르면 너른 들녘에 튼실하게 쌓인 성벽과 관문, 그 뒤로 병풍을 두른 듯한 백두대간의 산자락들이 눈앞에 우뚝 서 있다. 길가에 꽃처럼 피어 있는 붉은 단풍과 은행나무는 가을의 정취를 풍성하게 하고, 함께하는 개울은 잔잔하면서도 화려한 멋을 뽐낸다.   금오산 최정상 봉우리인 현월봉도 울긋불긋 단풍 옷으로 갈아입고 여행가들을 반긴다. 명물인 케이블카는 1974년에 개통되었다. 절경인 대혜폭포 인근까지 케이블카가 연결되어 있어 무릎이 아픈 어르신도, 갓 걸음마를 배운 어린아이도 부담 없이 단풍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호남 5대의 명산인 내장산과 부안 내소사, 천년고찰 백양사, 수려한 산세의 강천산 군립공원에도 여지없이 단풍이 물들 것이다. 한반도를 따라 즐거운 단풍 산책, 단풍놀이를 즐겨보자.   마지막으로 하나 더!     모국의 가을은 곱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맛도 참 좋다. 전주의 비빔밥, 안면도의 꽃게탕, 법성의 영광굴비, 담양의 대통밥, 벌교의 꼬막정식, 제주의 통갈치조림과 흑돼지구이, 거제의 구로쌈밥, 안동 찜닭에 이르기까지 지역별 최고의 밥상을 만날 수 있으니 '미각여행'이라 불러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겠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올 가을, 홍시 빛으로 탐스럽게 익어가는 대한민국으로 단풍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마음 단풍여행 가을 단풍 대표 설악산 설악산 국립공원

2022-08-18

[수필] 살만한 세상

“시멘트 사이로 여기저기에   민들레꽃이 피고 지곤 한다 불안해 하는 사람들에게   노란꽃으로 미소 짓게 하며   희망을 보여 주었다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살만한 세상이 올 거라고”   오늘도 재미있는 주말 드라마 한 편을 보고 나서 다른 프로를 보려다 나는 ‘누죽걸산’하며 벌떡 일어났다. 남편이 친구들에게 듣고 와서 내게 전해준 말이다. 처음엔 사자성어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줄임말 신조어였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말이다. 어떤 머리 좋은 사람이 또 그렇게 재미있는 말을 만들었을까 감탄하며 게으름이 찾아오면 나는 네 글자로 된 그 줄임말을 크게 외치고 남편과 한바탕 웃고 나서 걷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 날씨, 가로수는 어느덧 울긋 불긋 가을 단풍을 만들었다. 낙엽이 되어 밤 사이 길가에 소복히 내려 앉았다. 너무 예뻐서 밟기도 아까워 피해가며 걸었다. 항상 길가 나무 밑에 앉아서 담배만 피우고 있던 애처롭게만 보였던 옆 아파트에 사는 노파도 오늘 따라 파란 가을 하늘에 반했던지 밀차에 몸을 의지하며 걸어온다. 우리는 ‘하이’를 하며 함빡 웃으며 지나친다. 또 저만치서 나이 든 남자 분이 걸어온다. 나와 가까워지니 예의 바르게 마스크를 쓴다. 고마운 일이다. 내가 차도로 비켜가는 수고를 덜어준다. 상대가 마스크를 안 써도 잠깐 비켜가는 것은 괜찮다고 남편은 누누이 알려 주었지만 지나치게 예민한 나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이 오면 아직도 되돌아가거나 차도로 비켜간다.     아! 게이트를 나와 이 쭉 곧은 길을 걸을 수 있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하루에 30분은 걸어야 건강을 지키는 우리가 팬데믹으로 밖에 나갈 수가 없게 되니 우리 부부는 물론 자식들까지 걱정이 대단했다.     우리는 궁여지책으로 우리 타운하우스 여덟 집이 사용하는 주차장 길을 택했다. 단지 끝이어서 8가구지만 만일 단지 중간에 살았다면 16가구나 되니 엄두도 못냈을 것이다. 나는 그 길을 발견하고 너무 기뻤다. 복권에 당첨이라도 된 것처럼 기뻐서 아이들에게 알려주었다. 마음 놓고 운동할 곳이 생겼다고. 모두 잘 되었다고 했다.     다행히 단지 끝이라 콘크리트 담도 돼 있고 차가 들어오지 않을 때는 게이트가 닫혀 있으니 안심하고 걸을 수 있었다. 공원에 가서 걸어도 보았다. 집에서 거리도 멀었고 사람들도 많았고 공중 화장실 가기도 무서웠다. 우리는 매일 우리 집 주차장 문을 올려 놓고 100m도 못 되는 길을 넓고 아름다운 공원을 걷는 마음으로 어깨를 활짝 펴고 늡늡하게 30분을 걸었다. 팬데믹 이전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부랴부랴 주차장으로 들어와 셔터를 내려버렸던 그 길이 이렇게 요긴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옆자리처럼 포근하게 느껴졌다.     그 안전한 길을 우리는 감사한 마음으로 걸으며 백신이 나오기를 날마다 기도했고 코로나19 때문에 만날 수도 없는 내 자식들과 손주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이 무사하기를 얼마나 빌었던가. 그 길을 걸으며 크고 좋은 것만 찾아 다녔던 지난날의 생활도 되돌아 보았다. 정말로 고마운 길이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를 보고 이웃집 주민들도 그곳을 이용했다. 개와 함께 걷는 이웃도 있었다. 쿵후를 하는 이웃도 있었다. 차가 들고 날 때나 다른 사람이 이용하고 있을 때는 서로 양보했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를 배려하며 좁은 공간을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두 해 동안 날마다 편하게 걸었기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사람은 자연을 통해서도 배울 것이 많다. 주차장 길은 작고 보잘 것 없고 뒤쪽에 있어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무서운 팬데믹을 막아주는 방공호가 되어 주었다.     이제는 게이트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가까운 수퍼도 다니게 되었다. 마스크만 쓰면 웬만한 곳은 다 다닐 수 있다. 무엇보다도 게이트를 나가 우리 동네를 한 바퀴 빙 돌 수 있게 되었다. 1km가 더 되는 길이다. 우리는 이 길을 걷기를 얼마나 바랐는지 모른다.     팬데믹이 우리에게 온 깊은 뜻은 누구에겐가 고마움을 주고 이해하며 품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라는 자연의 외침이 아닌가 싶다. 팬데믹으로 온 세상이 공포에 휩싸였을 때 정말 고마운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나라의 수장들은 자기 자식처럼 국민을 보호하고, 신문 방송은 매일 세계 돌아가는 상황을 보도 해주고, 마켓에서는 먹을 것을 배달해주고, 지인들끼리 전화나 카톡으로 용기를 주고, 과학자들은 백신을 연구하고, 그 많은 고마움을 기억할 때 나는 이 주차장 길의 고마움도 함께 기억할 것이다. 그 길에는 언제나 민들레가 하나 둘씩 피어 있다. 청소기의 강한 바람에도 육중한 차 바퀴에도 아랑곳 없이 갈라진 시멘트 사이로 여기가 아니면 저기에 민들레꽃이 피고 지곤 한다. 그들은 불안해서 마음 졸이는 사람들에게 노오란 꽃으로 미소를 짓게 하며 희망을 보여 주었다. 조금만 더 견디면 살만한 세상이 올 거라고. 이영희 / 수필가수필 이웃집 주민들 파란 가을 가을 단풍

2021-12-30

[이 아침에]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할까.’   해마다 이맘때면 한번은 들어 보고 싶은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노래의 첫 구절이다. 가사도 좋고 분위기도 좋아 산천이 울긋불긋 물들고 하늘은 높아지는 10월이면 많이 들려오는 노래다. 노르웨이 가수의 원곡에 가사를 붙이고 편곡을 해서 부른 노래다. 바리톤 김동규를 세상에 널리 알리며 10월에는 누구나 몇 번은 들을 정도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성악가 김동규의 독특한 바리톤 음색과 가을이라는 정취가 묘하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하지만 그가 이 노래를 부르게 된 사연을 알고 나면 조금은 가슴 아프다.   이탈리아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김동규는 어느 가을 이혼하게 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며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된다. 우울증에 빠져있을 때 모 방송국의 라디오 진행자가 쉬어가는 뜻에서 가볍게 크로스오버 형식의 노래를 제안했고, 그때 원곡을 들은  그는 이거다 싶어 가사를 붙이고 가벼운 마음으로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돈을 벌거나 인기를 끌겠다는 목적 없이 발매한 음원은 예상치 못하게 인기가 급상승하며 국민 애창곡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게 된다.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던 사람을 노래 한 곡이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이다.   많은 가수와 성악가들이 다투어 이 노래를 부르며 여러 버전이 세상에 나오게 되고 가을을 타는 많은 이들에게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위로를 주는 힐링송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는 말이 있듯이 나도 유독 가을을 좋아하고 가을을 타는 편이다. 환갑이 넘은 지금도 가을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센티멘털해지고는 한다.     10월 어느 날 시골 국도 길 양옆으로 늘어선 은행나무에서 노란 은행잎이 비처럼 내리며 달리는 차를 환영해 주던 멋진 기억도 떠오른다. 아침저녁으로 기온도 떨어져 몸도 마음도 쌀쌀해지는 날이면 샛노란 국화가 열병식을 치르듯 늘어서 있는 한국 도심의 가을과 어릴 적 자랐던 시골에서의 가을을 연상하곤 한다. 친구들과 뒷산에  올라 작대기로 몇 번 나무를 후려쳐서 떨어진 밤송이를 고무신으로 밟으며 밤을 까서 주머니에 담고 오던 가을 풍경을 떠 올린다.     하지만 아직도 낮에는 뜨겁게 느껴지는 캘리포니아의 가을과는 어쩐지 조화가 잘되지 않는 느낌이다.   2년 가까이 계속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음대로 여행도 못 가지만 이제 서서히 종착역을 향해 가는 기분이 든다. 내년 가을에야말로 미루고 미뤄둔 고국을 방문해 가족 친구들도 만나고 찬란하게 아름다운 가을 단풍과 함께 하는 10월의 멋진 날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모든 것이 넉넉해지는 수확의 계절 그래서 이웃들과 오손도손 나누는 마음 따뜻한 계절, 더 이상 뭘 바라겠는가. 노랫말처럼 바람은 죄가 될지도 모른다. 그저 평안하고 풍요로운 이 가을을 만끽하고 싶은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다.  송훈 / 수필가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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